제17호(11월) | 미국의 항행의 자유(Freedom of Navigation) 작전과 동아시아 해로안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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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김덕기 작성일16-12-27 18:05 조회5,887회 댓글0건본문
I. 시작하면서
미국은 동아시아를 포함한 세계 주요 해상교통로(이하 해로)를 보호하기 위해 항행의 자유(Freedom of Navigation 또는 FON) 작전을 지속하고 있다. 미국의 해로 보호를 위한 전략은 역사 초기단계부터 지속되어 왔다. 미국은 평시 국제무역이나 우방국 및 동맹국들을 지원하기 위해 해로안보를 중요시 하고 있다. 또한 미국은 항행의 자유 작전이 위기시나 전시에 본토로부터 해로를 통해 미국 전력이나 동맹국 전력의 전방 증원 및 재보급뿐만 아니라 우방국 민간인들의 안녕을 보장하는데도 큰 역할을 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미국은 오늘도 남중국해를 포함한 동중국해에서 자국 및 동맹국과 연합국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항행의 자유 작전을 지속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을 포함한 연안국가들(Coastal States)이 미국의 이러한 작전이 UN해양법에 반한다고 주장하면서 많은 갈등을 낳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또한 중국은 해양강국으로 부상하면서 20세기까지 미국의 해로안보 전략에 의지했던 것에 벗어나 자국의 힘으로 해로를 보호하겠다는 의지 표출과 함께 역내의 주요 해양에 해군력을 투사하면서 미국과의 충돌이 불가피하게 되었다.
아울러 중국이 남중국해에 인공섬을 건설하면서 남중국해를 내해화(內海化) 하는 전략 추구로 역내 국가들과의 갈등도 지속되고 있다. 특히 최근 중국이 추진하고 있는 ‘일대일로(One Belt and One Road)’구상은 미국의 항행의 자유 작전과 충돌이 불가피 하다. 이로 인해 오늘날 남중국해와 동중국해를 포함하는 동아시아 해로는 미국의 항행의 자유 작전과 이를 허용하지 않는 중국과의 갈등으로 인해 불안정성이 증대되고 있다.
본 논문은 미국의 항행의 자유 작전에 대한 역사적 배경을 중심으로 추진현황과 UN해양법상 문제는 없는지 등에 대해 분석한 다음 동아시아 해상교통로 보호방안을 제시하는데 있다.
II. 미국의 항행의 자유(Freedom of Navigation) 작전이란?
1. 항행의 자유 작전 근원
미국의 항행의 자유 작전 근원은 미국 루즈벨트(Theodore Roosevelt) 대통령의 지시로 구성된 ‘백색함대(The Great White Fleet)’가 브라질과 칠레를 출발하여 호주, 일본, 이탈리아를 항해했던 과거의 역사로 거슬러 올라간다. 루즈벨트 대통령은 해군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마한(Alfred T. Mahan) 제독이 저술한『해양력이 역사에 미친 영향(Influence of Sea Power upon History 1660-1783(1890))』을 읽고 해군의 중요성을 인식하게 하였다. 또한 1897년 6월 7일 해군대학강의에서 조지 워싱턴(George Washington) 대통령이 '전쟁을 준비하는 것이 평화를 유지할 수 있는 가장 유용한 수단'이라고 한말에 감명을 받았다. 그 이후 루즈벨트 대통령은 해군력 현시(Naval Presence)가 전력투사의 수단을 제공하며 미국의 외교와 국제적인 협력을 위해 유용한 것임을 깨닫고 1907년 백색함대를 구성하여 세계일주를 추진했는데 이것을 항행의 자유 작전 시초라고 할 수 있다.
미국은 역사적으로 해로에서 결정적 위협을 많이 받았다. 일례로 미국이 해로안보에 위협을 받았던 요인으로는 프랑스 사략선(전시에 적의 상선을 나포할 수 있는 허가를 받은 민간 무장선), 북아프리카의 해적선, 영국의 프리키트함, 캐리비안의 해적들, 독일의 잠수함, 이란의 고속보트 등을 들 수 있다.
<그림 1> 미 국무부의 항행의 자유 프로그램 홈페이지
그러나 최근 미국의 항행의 자유 작전은 국무부와 국방부의 '항행의 자유 프로그램(Freedom of Navigation Program)'<그림 1>에 따라 전 세계 해역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미국의 항행의 자유 작전은 제3차 유엔해양법회의가 진행 중인 1979년부터 매년 약 50개국 이상에서 약 30-40회 실시되고 있다. 미국의 지도자들은 UN해양법에 기초하여 이루어지고 있는 항행 및 상공비행의 자유 작전이 자국의 이익을 적극적으로 실현하려는 정책으로 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미국의 항행의 자유 작전은 미국의 이익을 해하는 타국의 행위를 묵인하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미국 국무부와 국방부는 항행의 자유 작전을 ‘3중 트랙(Triple Track),’ 즉 ① 외교적 항의(Diplomatic Representation) 뿐만 아니라 ② 미군의 작전을 통한 적극적인 주장(Operational Assertion) 및 ③ 정부 간 다국적 또는 쌍무적 협의(Multiple or Bilateral Consultation)를 통해 자국의 이익을 보호하고 극대화하는 수단으로 간주하고 있다. 미국 국무부와 국방부는 <그림 1>에서처럼 1991년부터 동 작전 결과를 의회에 보고하고 관련 예산을 확보 중이다.
2. 미국의 주요 항행의 자유 작전과 다른 국가의 도전
미국은 1979년부터 항행의 자유 작전을 실시하였으나, 1991년 이전까지는 다른 국가들로부터 도전을 받지 않았다. 그러나 1991년 니카라과가 200해리 EEZ내에서 외국 항공기의 비행 자유를 제한하고 25해리 Security Zone을 선포하면서 최초의 도전을 받게 된다. 1992년부터는 국제적으로 국내안보나 체제가 불안한 국가들(미얀마, 도미니카 공화국, 에콰도르, 니카라과 등)에 대해 연 1회 이상 동 작전을 실시하고 있다. 그러나 1993년 중국은 외국 군함이 자국의 12해리 영해로 들어오기 위해서는 사전통보(Prior Notification) 및 사전허가(Prior Permission)를 받는 제도를 도입하면서 미·중간 항행의 자유관련 분쟁의 씨앗이 시작되었다. 그러나 미국은 중국이 주장하는 두 가지 즉, 사전통보와 사전허가 제도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그 이후에 <표 1>에서처럼 미·중간에 동중국해는 물론 남중국해에서도 주요한 사건이 발생하게 된다.
<표 1> 미국 항행의 자유 작전으로 발생된 미·중간 주요사건
구 분 | 발 생 년 도 | 사건 내용 |
보우디치 함 (USNS Bowditch) 사건 | 2001.03.23 | - 미국 Bowditch 함이 동중국해의 일본과 중국 경계선에서 해양정보 중 중국 군함 (jianheu-III 호위함)이 100m까지 접근활동 방해 * 중국은 자국 EEZ내 군사활동이라며 중단요구 - 중국은 장거리 작전 해상초계기를 보냄 |
미국 EP-3기와 중국 전투기 충돌 사건 | 2001.04.01 | - 미국 EP-3기가 하이난도 인근을 비행하던 중 중국 J-8 전투기와 충돌 |
임페커블 함 (USNS Impeccable) 사건 | 2009.03.28 | - 미국 Impeccable 함이 하이난섬 부근 중국의 EEZ 내에서 정보활동 중 중국군함 5척이 이를 저지 * 미·중간 EEZ 내 외국의 수로조사 및 군사활동 문제 대두 |
중국의 방공식별구역 (CADIZ) 선포 | 2013.11.23 | - 중국은 자국의 공해 해상은 물론, 상공에서 타국의 정보활동을 차단하기 위해 CADIZ 선포 |
특히 이란은 2004년 호르무즈 해협에 미국 등 특정 국가의 통과통항(Transit passage)을 불허 한다는 입장을 발표하였고, 오만도 잠수함의 수중 무해통항 반대하면서 잠수함의 부상통과를 주장하였다. 반면 중국은 2009년 3월 임페커블(Impeccable)함 사건을 계기로 자국 EEZ내 외국 군함의 군사활동을 제한하는 것을 국내법으로 추진하였다. 중국의 이러한 노력에 힘입어 이란 등 다른 국가들도 미국의 항행의 자유 작전에 반대하면서 국내법을 추진하는 계기가 되었다. 앞으로 미국의 항행의 자유 작전은 다른 국가로부터 많은 도전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2015년 대만도 외국군함이 자국 영해로 들어오기 위해서는 사전통보(Prior Notification)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III. 미국의 항행의 자유 작전과 동아시아 해상교통로 안보
1. 미국의 항행의 자유 작전과 UN해양법
EEZ 내에서 모든 국가의 군함은 항행의 자유를 갖는다는 것은 재(再)론의 여지가 없으나(UN해양법 제58조 제1항), 무기의 발사, 군사훈련, 군함의 기동, 항공기의 발진 및 착함, 군사장비의 설치 등과 같은 명백한 군사적 활동을 행할 수 있는지에 대해 지속적인 논란이 일고 있다. EEZ 내에서 항행의 자유를 부정하는 국가들(우루과이, 카보베르데 등)은 단순한 군함의 통과 이외의 목적을 위하여 EEZ를 군사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동 수역에서의 탐사 및 개발에 관한 연안국의 권리를 침해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집트, 인도네시아 등도 EEZ내 다른 국가의 군사활동은 항행의 자유가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미국은 항행의 자유 작전이 통항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는 UN해양법에 근거하고 있다고 강조하면서도 자국의 이익에 반한다는 이유로 UN해양법을 비준하지 않고 있다. 특히 UN해양법에 근거한 미국의 항행의 자유 작전은 ① 영해에서는 무해통항(Innocent Passage)을, ② 국제해협에서는 통과통항(Transit Passage)을, ③ 영해이원 해역에서는 항행의 자유(Freedom of Navigation)에 근거하고 있다. 특히 공해에서의 항행의 자유는 통과통항과 무해통항에 집중되어 있다. 그러나 일부 국가들이 미국의 항행의 자유를 인정하지 않아 많은 마찰을 빚고 있다. 일례로 니카라과는 Security Zone(25해리)을 설정하고, 해상은 물론 상공에서의 무해통항과 통과통항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비록 미국은 UN해양법협약에 가입하지 않고 있어 UN해양법 제56조의 통항의 자유를 근거로 인용할 수는 없으나 미국이 EEZ 자체를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항행의 자유를 주장할 수 있는 근거는 된다.
2. 미국의 항행의 자유 작전과 동아시아 해로 안보
냉전 시 미국과 소련은 1960년대 공해상에서의 활동을 강화하면서 양국간 충돌이 빈번하자 이를 예방하기 위해 1972년 ‘공해상에서의 충돌 예방을 위한 협정(Prevention of Incidents On and Over the High Seas Incidents at Sea Agreement )’을 체결하여 가시적인 성과를 얻은 교훈은 역내 국가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중국은 2002년 1월, ASEAN 국가들과 남중국해에서 분쟁 방지를 위해 ‘남중국해 행동선언(Declaration on the Conduct of Parties in the South China Sea(DOC))’에 가입하였다. 그러나 당사국들이 동 DOC를 지키지 않아 해로안보는 불안의 연속이다.
미국은 항행의 자유 작전을 통해 해로를 방어하고 다른 적대 국가들이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면서 필요시 해안에서의 힘의 투사, 지상군 지원, 군함외교(Gun Diplomacy), 전쟁 이외의 해군작전 활동 지원 등에 참가하고 있다. 미국 해군 지휘관들은 아직도 동아시아의 해로안보를 위해 항행의 자유가 반드시 보장되어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그림 2> 한·중·일 방공식별구역과 중국 군용기 침범 사례
미국의 항행의 자유 작전과 EEZ 관할권의 충돌은 도서분쟁에서 비롯되었고, 특히 동중국해는 물론 남중국해에서도 중국과의 충돌이 불가피 하다. 중국은 EEZ 내에서 외국 군함의 활동을 제한하는 정책을 추진하는 반면, 미국은 항행의 자유를 주장하고 있다. <표 1>은 중국이 미국이 실시하는 항행의 자유 작전을 수용하지 않으면서 발생한 사건들을 표시한 것이다. 미국의 항행의 자유 작전은 중국이 적극적인 해양전략을 추구하면서 중국의 A2/AD전략과 충돌이 불가피하게 되었다.
앞으로 중국이 남중국해에서 인공섬 건설 후 미국의 항행의 자유 작전과 지속적으로 충돌할 경우, 중국이 남중국해에도 방공식별구역을 선포할 가능성이 높다. 최근 중국은 <그림 2>에서처럼 동중국해에 방공식별구역을 선포한 이후 주기적으로 한국과 일본의 방공식별구역을 침범하고 있다. 만약 중국이 남중국해에 방공식별구역을 선포할 경우 우리의 해로안보는 물론, 한국해군이 참가하고 있는 인도주의 지원(Humanitarian Aid/Disaster Relief)작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IV. 결 론: 동아시아 해상교통로 보호 방안
오늘날 미국은 해로에 대한 잠재적 위협이 해적과 해양테러, 호전적인 지역 세력, 중국처럼 부상하고 있는 경쟁자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게 나타나고 있음을 인식하고 항행의 자유 작전을 더욱 강화할 것이다. 앞으로도 미국은 '공해의 자유(Freedom of the Seas)' 보장이 국익을 위한 최우선 과제임을 인식하고 역내에서 항행의 자유 작전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중국이 영토분쟁을 하고 있는 동중국해와 남중국해에서의 미국의 지속적인 항행의 자유 작전은 중국과의 마찰이 불가피하며, 앞으로도 우리의 해상교통로를 위협하는 주요 요인이 될 것이다.
특히 중국은 ‘일대일로’ 구상에 따라 남중국해를 포함한 주요해상교통로를 연결하는 '해상실크로드(One Road)' 구상을 추진 중이다. 중국의 ‘해상실크로드’ 전략은 미국의 항행의 자유 작전과 지속적으로 충돌할 것이다. 그러나 미·중간 주요 해역에서의 분쟁을 차단하고 역내 국가들의 주요 해상교통로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국가 간 '전략적 신뢰(Strategic Trust)'를 바탕으로 서로 믿고 협력해야 한다. 아울러 1972년 미국과 소련이 체결한 ‘공해상에서 충돌예방을 위한 협정’이 현재 한국과 러시아 그리고 러시아와 일본 간 체결되어 동북아 해양안보에 긍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역내 국가들로 동 협정을 체결하면 공해상에서 군사적인 충돌을 예방하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정부는 미국의 남중국해에서의 항행의 자유 작전으로 야기되는 분쟁이 우리의 국가 경제와 안보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인식하고 평화적으로 해결되도록 협력해야 한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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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ll China start war over South China Sea?.” The Korea Times, July 14,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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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효.『해양에서의 군사활동과 국제해양법』. 서울: 연경문화사, 2007.
『연합뉴스』. 2016년 2월 2일.
한국해양전략연구소 편.『동아시아 해로안보』. 서울: 한국해양전략연구소,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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